[제목]무주신문독자권익위원회 개최

[부제] “날카로움과 부드러움 사이”… 지역신문의 길을 묻다

무주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9일 신문의 방향성과 지면 개선을 주제로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 김충식, 이사장 정용문, 편집국장 김영란을 비롯해 지역 단체 대표, 교육계, 소상공인, 전직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단순한 평가 자리를 넘어, 지역신문이 비판과 따뜻함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지를 두고 진지한 토론이 오갔다.

**■ 날카로움과 부드러움, 그 사이에서**

이날 회의 내내 흐른 화두는 무주신문의 ‘논조’였다. 이사장 정용문은 회의 첫머리에서 “이전에는 군정에 지나치게 부정적이라는 얘기가 있었고, 최근 들어서는 반대로 너무 부드러워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어떻게 접점을 찾고 중심을 잡아야 할지가 참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위원장 김충식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지역 주민이 무주군을 견제할 힘이 없는 상황에서 무주신문이 그 역할을 해왔다”고 자평하면서도, 최근의 지면이 “신문이 아니라 수필식 위주로 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정보 공개청구나 경찰서 취재 등을 활용한 기획·심층 기사의 부활을 주문했다.

반면 안성면에서 30여 년을 살아온 이무흔 위원은 결이 다른 의견을 냈다. “신문이 옛날처럼 계속 무언가를 때리기만 하면 은근히 좋지 않은 면만 보게 된다”며 “저는 무주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밝은 부분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 역시 “지역의 고민을 한발 앞서 제안하고 살펴보는 기능은 결코 배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37년간 공직에 몸담았던 한 위원의 고백은 이 고민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공직자 시절 무주신문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600여 공직자가 기자 한 명을 못 이긴다’는 말까지 돌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신문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군청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두운 부분과 약한 자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되, 문제 제기에서 멈추지 말고 좋은 쪽으로 대안까지 제시하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정보를”… 쏟아진 지면 개선 제안**

논조에 대한 토론은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지면 개선 제안으로 이어졌다. 김충식 위원장은 “칼럼 비중을 조금 줄이고, 세금·법률·건강·농사 상식처럼 독자가 실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생활 코너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직접 법률 칼럼을 써온 그는 “신문을 읽다가 ‘아, 이건 내가 몰랐던 내용이네’ 싶은 순간이 생길 때 비로소 구독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임미화 위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무주 물가가 비싸다’는 인식을 둘러싼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는 유동인구가 많아 손님에 따라 이윤을 조절할 수 있지만, 무주는 매출이 고정돼 있어 무작정 싸게 팔면 가게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조적 사정을 신문이 제대로 알려줘야 주민들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무주사랑상품권 도입 이후 처음 보는 손님이 늘며 지역경제에 보탬이 됐다는 경험담도 전했다.

박용수 위원은 신문의 전문성과 지역 친화성을 동시에 주문했다. 그는 옥천신문 등 타 지역 사례를 들며 전문성 강화를 제안하는 한편, “구인구직 코너를 만들어 로컬 잡센터, 여성 일자리 센터와 연계하면 신문이 지역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유빈 무주문화원 부원장은 젊은 독자의 시선에서 “젊은 층은 SNS를 주로 보는 만큼, 무주의 모든 소식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홈페이지 기사 업로드 속도 개선도 요청했다.

**■ 지역 소멸 앞에서… 하반기 심층 취재로**

이날 회의에서는 무주가 당면한 무거운 현실도 깊이 있게 다뤄졌다. 이무흔 위원은 부남초등학교와 부남중·고등학교 폐교에 이어 적상중학교, 안성초등학교까지 위기에 처한 지역 교육 현실을 짚으며 “마을교육공동체와 아동복지 문제를 신문이 한발 앞서 다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 공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용문 이사장은 “면 단위 의원들이 사라지면서 아이들뿐 아니라 노인들마저 살기 어려운 상황이 올까 걱정”이라며 공공의료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무흔 위원은 안성 지역 의원과 약국이 모두 문을 닫게 된 사례를 들며 농촌 통합돌봄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용수 위원은 일본의 통합돌봄·공공의료 사례를 지면에 소개하는 방안을 권했다.

편집국장 김영란은 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 이후 “용처와 개선 방향을 심층 보도하고 토론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무주신문이 기본소득 의제를 일면에서 먼저 공론화한 것이 군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회의에서 나왔다. 김 국장은 또한 심층 기획이 AI 시대에 오히려 더 큰 고민이라며 “발품을 팔아 우리만의 기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이날 김 국장이 소개한 일화는 지역신문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일깨웠다. 신문 휴간주였던 어느 날, 선거 결과를 지면으로 직접 읽고 싶다는 안성 주민의 전화를 받고 그는 점심 약속 길에 신문을 손수 가져다 드렸다고 했다. “이미 결과를 아는 분도 그 현장을 지면으로 다시 보고 싶어 한다는 것, 그것도 신문의 한 기능이라는 생각에 기뻤다”는 것이다.

비판과 대안 사이, 날카로움과 따뜻함 사이. 무주신문 독자권익위원회가 던진 물음은 결국 지역신문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로 모인다. 위원들이 내놓은 제안들이 하반기 지면에 어떻게 녹아들지, 그 답을 기다리는 일은 이제 독자의 몫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