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남대천이 한여름의 풍경을 펼쳐놓았다. 짙푸른 산 그림자가 잔잔한 수면 위로 내려앉고, 강변길에는 노란 들꽃이 무리지어 피어났다. 흐린 구름 사이로 비치는 빛이 강물에 일렁이며 무주읍 한가운데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위로는 한낮의 정적이 흐른다. 케이블에 매달린 다리는 산자락을 배경으로 길게 늘어져 강물에 그대로 비쳤다. 다리 아래로는 물길을 막아 놓은 보(洑)가 거울처럼 하늘을 담고, 그 위로 백로 한 마리가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강 건너편으로는 무주읍내의 낮은 지붕들이 산자락에 기대어 있고, 멀리 반딧불체육관의 아치형 구조물이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를 지킨다.
강변 산책로는 한여름에도 군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황톳빛 보행로 양옆으로는 금계국을 닮은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강바람에 흔들린다. 이른 아침 운동을 나온 어르신, 유모차를 미는 젊은 부부, 자전거를 탄 아이들이 같은 길 위에서 마주친다. 남대천은 그렇게 무주 사람들의 하루를 가만히 받아내는 강이다.
남대천은 무주군민에게 단순한 하천이 아니다. 여름이면 멱을 감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흐르고, 장마철이면 불어난 흙탕물에 가슴을 졸이게 하던 강이다. 가을 반딧불축제의 무대가 되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강 위로 첫눈이 내려앉는다. 농사를 짓던 손이 흙을 씻어내던 곳이자, 객지로 떠난 자식이 명절에 돌아와 가장 먼저 눈에 담는 풍경이기도 하다. 기쁨과 시름이 함께 흘러간 자리, 그 물길은 지금도 변함없이 무주를 관통한다.
장마가 지나면 남대천의 물빛은 한층 맑아질 것이다. 무주군은 남대천 일대 생태환경 보전과 산책로 정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여름에도 강변을 찾는 군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과 강, 사람의 길이 한 폭에 담긴 무주 남대천의 여름은 지금이 가장 깊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